일상

의지

검은야망 2023. 9. 21. 22:04

돌맹이를 삼키고 나무를 삼키고 세계를 삼킨다
느껴지는 것들을 삼킨다

소화된 것들은 나의 가볍던 몸뚱이를 무겁게 하고
끊임없이 소화액이 요동치게 한다

문자를 삼키고 언어를 삼키고 담론을 삼킨다
누군가 넓혀낸 것들을 삼킨다

그렇게
소화액은 지가 소화액인지도 모르고,
꾸역 꾸역 소화하기 바빠서
끝내 나를 시대의 노예로 만들어 구속한다

그러고 보니
소화액의 주인은 누구더라
맞다 내가 소화액이구나

그렇게
휘청거리던 함선의 조작키를 잡아내니
세계는 내 마음의 권력만큼 휘청였다
세계가 나에게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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