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가 좋아" 라는데.?

"있는 그대로가 좋아."

이 말은 무슨 의미일까? 표면적으로는, 어떠한 대상이 있고, 그 대상 자체를 존중하거나 그에 대한 선호를 표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라는 의미는 무엇이길래 저 표현을 사용한 것일까?
만약 '있다'가 존재함 자체를 얘기한다면, "있는 그대로"라는 말뜻은 존재에 대한 긍정의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일상적 용례에서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보통 "있는 그대로"라는 말은, "있는 그대로가 아니지 않은"의 의미와 똑같이 사용된다.
용례상, "있는 그대로 있지 않은 대상"에 대해 부정적 가치판단이 함의된다는 점에서, 그러한 추측이 가능하다.
이러한 추측에 기반하였을 때, "있는 그대로가 좋아"라는 표현은, 부정적 가치 판단을 은폐하기 위해 긍정적 표현을 사용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있는 그대로"라는 말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일단, 만약 "있는 그대로"가, 대상이 그 자체로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가치판단이라면, "좋다"라는 표현을 쓸 때, 존재 자체에 대한 긍정이 된다.
그러니, "있는 그대로가 아닌 상태" 자체가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한 성립할 수 없으므로, 가치 판단에서 가능한 것은 긍정적 표현뿐이다.
그런데, 용례상 저 일상언어적 문장은 이중 부정을 함축할 수 있기 때문에, 위의 용법으로 문장을 구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저기서 말하는 "있는 그대로가 좋아"라는 문장은, 사실은 대상이 있는 그대로/있는 그대로가 아닌 을 구별한 판단적 문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저러한 판단의 근거는 어디서 오는가? 무엇이 있는 그대로인지, 있는 그대로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의 근거는 어디서 오는가?
주체와 구별된 대상에 대해 확정적으로 앎을 구성해 놓고, 그것이 있는 그대로인 것처럼, 자연적인 것처럼 사고하는 것 아닌가?

"너답지 않아", "나다운 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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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언어와 폭력의 증후들

==> 일상언어 분석이 이데올로기 분석에 대한 기본적 토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