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일상56 인간이란 실망스럽고 또 실망되어지는 것인가 봅니다. 인간이란 실망스럽고 또 실망되어지는 것인가 봅니다. 인간 존재, 그들의 시선. 나는 항상 그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째서인지, 항상 그들의 눈빛에서 아무런 것도 읽어내지 못합니다. 그들의 눈빛이 공허한 것인지, 그들이 뭔가를 감추고 있는 것인지, 저는 무엇도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명랑함과 행복함. 나는 그러한 속성에 메스꺼워집니다. 제가 밝은 웃음 뒤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그렇게 아득한 그림자들을 고민하기 때문일 것일까요. 우리는 행복 뒤에 서려있는 무언가를 의심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곳에는 메스꺼운 사랑과, 아름답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을 수도 있으니깐요. 어떤 존재에게 기대하고 기댄다는 것은 어려운 것입니다. 우리가 인간 존재에게 물음을 던지는 한에서 말입니다. 나는 그렇게 또 무.. 2025. 3. 25. Wittmoon https://soundcloud.com/fe45i6yel6ao?utm_source=clipboard&utm_medium=text&utm_campaign=social_sharing 2025. 3. 18. 눈빛 *그의 눈빛이 오늘따라 달라보인다. 자세히 보니 그의 눈에는 수분이 잠겨 있는 듯 했다. 어둑하면서도 깊은 심연의 거울. 그것을 창조한 자는 그 누구도 아니다. 단지, 고독함 자체가 움튼 자신의 몸통을 세계로 전시한 것 뿐이다. *엽기적인 것들이 너무 많아. 사람들은 쓸데없이 가식의 향수를 온몸에 뿌려. 그러면 자신의 시체 냄새가 가려질 줄 아나봐. 근데 왠걸? 이성은 그 향수로 하여금 그의 시체 향기를 추적해내지. 가면을 벗어봐. 어서, 멍청아, 찌질아, 쓰레기야. *하루 아침에 부모를 여읜 자의 슬픔을 아시오, 그것에는 눈물이 없소. 단순히 혼령 따위의 것이 빠져나올 뿐이오.*오만이란 인간의 역사적 고질병인 것입니다. 나는 그 느낌에 도취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나를 내버려 두.. 2025. 3. 11. 현기증 누군가의 장례에 참석한다는 것은 언제나 현기증이 나는 일이다. 나는 지금 현기증이 나고 있다. 이곳은 어둑하면서도 잠잠한 빛이 비추고 있다. 검은 옷을 입어 유난히 얼굴이 그늘져 보이는 사내들이 보인다. 앳된 여자들의 얼굴은 왜인지 더 노랗게 떠 있다. 이상하게도 그들의 얼굴에서는 묘한 활기가 어색하게 맴돌고 있었다. 정적 속에서 피어나는 그들의 발걸음 소리, 작은 수다 소리. 그것들은 너무 위선적으로 느껴질 만큼 내게 크게 들렸다. 곤두선 신경, 주체할 수 없는 예민함, 가슴으로부터 두뇌로 올라오는듯한 씁쓸한 느낌. 나는 왈칵 무언가를 토해내고 싶은 기분이었다. (내가 이 장례식에 대해 묘한 기대를 품었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누군가의 죽음이 가져다주는 세심함에 스스로를 묻고 싶었던 것 같았다.)나는 이.. 2025. 2. 22. 이전 1 2 3 4 ··· 14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