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장까지 읽었다. 글을 읽어나갈수록 이 책이 생각보다 깊은 사고를 요구한다는 것을 계속해서 깨닫게 된다. 이 정도 되니 요약과 리뷰를 하는데 심리적인 부담도 생긴다. 그래도 일단은 약간의 의무감을 갖고 요약과 리뷰를 적어보려고 한다. 이번 주제는 이해하는 데는 어렵지 않았으나 이 내용을 막상 요약하려고 하니까 정말 어려운 느낌이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이 내용을 요약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게 글을 적어보겠다.(사실 리처드 도킨스께서 이미 과학적인 내용을 너무나 일상의 언어로 잘 설명해 놓으셨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글이 조금 장황하게 길게 느껴진 면도 있지만, 리처드 도킨스의 독자층을 위한 노력이 한껏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이번 리뷰는 길게 상세한 예시를 들어 설명하기보다는, 큰 줄기로 담백하게 요 역해서 설명해 보겠다.
<요약>
이번 장에서, 그는 생존기계간 경쟁을 설명한다. 여기서 그는 개체 간 여러 이해관계가 상충될수록 더 경쟁이 심하진다고 말한다. 이런 논리에 따르면, 의외로 한 종 내에서 더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종 내의 개체들은 모든 것을 걸고 경쟁한다. 그러나 다른 종일 경우, 먹이나 서식지 등이 겹칠 경우로 제한될 수 있다.) 이는 집단선택설이 틀렸음을 반증하는 사례가 될 수도 있다. 저자는 이렇게 한 종 내에서의 경쟁과, 다른 종과의 경쟁에 대해서 설명해 나간다.
그는 이러한 경쟁과 공격 방식을 '게임이론'을 통해서 풀어낸다. 먼저 이런 논의를 하기 전에, '싸움'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싸움을 왜 하는가? 싸움을 하는 이유는 싸움을 했을 때 이득이 손실보다 클 경우 싸움을 할 것이다.(이는 공리주의적 사고방식과 유사하다.) 이러한 이득과 손실의 판단은 그리 단순하지 않을 수 있다. 여러 개체 간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 질문을 던져본다. 동물들은 왜 동종의 동물을 죽이는 데 전력을 다하지 않는가? 그 이유는 손해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물 A, B, C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동물 A와 B가 싸워서 B를 죽였다고 하자. 그러면 A에게는 이득보다 손실이 커진다. 왜냐하면 A는 B와 싸움으로써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고, 만약 부상을 입지 않고 B를 죽이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다른 경쟁자인 C가 외부효과로 이득을 보게 된다. C의 이익은 사실상 곧 A의 손해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렇게 싸움을 할 때는 '손익계산'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메이너드 스미스가 소개하는 ESS(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자. 전략이란 대게 "상대를 공격해라. 그가 도망치면 쫓아가라."와 같은 것이 전략이 될 수 있다. ESS는 개체군에 있는 대부분의 구성원이 그 전략을 채택하면 다른 대체 전략이 그 전략을 능가할 수 없는 전략이라고 정의된다. 이 얘기는 그 어떤 성공을 최대화하려는 개체도, ESS보다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ESS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동물들 간의 싸움 전략을 가정하고 마치 게임과 같이 글을 풀어낸다. 이 예시를 통째로 이 글에 넣기에는 너무 내용이 방대해지므로 핵심만 요약해 보겠다. 대충 설명하면 오목을 떠올릴 수 있다. 오목이 처음 나오면 많은 플레이어들은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오목을 둘 것이다. 처음에는 다양한 전략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승률이 높은 전략(필승수)에 대한 연구가 이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은 필승수를 두는 것이 최적의 전략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 필승 수 전략을 택해서 계속해서 이득을 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전략은 ESS와 같은 상태가 된다고 볼 수 있다.
더 생각해 보면 많은 이들이 즐기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메타를 떠올릴 수도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시즌이 처음 시작하면 처음에는 다양한 전략이 등장한다. 그러나 결국 프로게이머들의 연구로 하나의 메타로 귀결되어 가는 경향이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 게임이 엄청나게 많은 변수를 지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변수에도 결국은 ESS와 같은 상태가 만들어진다.
메이너드 스미스는 자연도 이러한 안정화 전략이 고착화된다고 하고, 이러한 안정화 전략을 택하는 것이 자연선택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였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더욱 다양한 예시를 들었다. 그는 단순한 싸움이 아닌 '소모전'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그러나 여기서 이에 대해서는 그냥 얘기하지 않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왜냐하면 결국 이 '소모전'에서도 ESS전략이 형성된다는 하나의 예시일 뿐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책을 읽어봐라. 아주 흥미롭다!)
ESS전략의 형성은 어떤 특성을 갖추기 위해 형성된 것이 아닌, 어떤 특성으로 인해 형성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앞에서 강조한 결과주의적 태도와도 연결 지어진다. 저자는 집단선택설은 이 인과관계를 반대로 생각한 결과기에 명확한 오류라고 한다. 집단선택설은 집단의 기능에 대해서 얘기하나, 기능이란 말 자체가 기능을 가진 대상이 원인이고, 그 기능으로 인한 수혜를 전제하기 때문에, 인과관계가 거꾸로 된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어떤 집단의 특성은 단순히 개체의 특성으로 인해서 발현된 싸움에서의 ESS로 인식되어야 한다.
앞선 논의를 바탕으로 하면, 이제는 좋은 유전자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앞선 리그오브레전드를 다시 끌어와서 비유해 보겠다.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예전에 '지휘관 메타'가 있었다. 지휘관 메타는 미니언에 지휘관의 깃발을 써서,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을 마치 공성 게임으로 만들게 했다. 게임 역사상 가장 기괴한 메타라고 해도 손색없다. 그러나 그 메타가 성행한 이유는 그 메타가 ESS에 가까운 메타였고, 많은 이들이 그 전략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좋은 유전자란, 그 전략을 택한 소환사에 비유될 수 있다.
다시 좀 더 진화론적인 얘기로 넘어가 보면, ESS개념은 유전자들이 어떻게 상호보완적으로 행동해서 개체를 형성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 유전자들이 상호보완적으로 협력하는 이유는 그 전략이 ESS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저자는 상호보완적인 것이 게임이론적으로 어떻게 자연선택 되었는지에 대해서 비유하여 설명한다. 여기서는 앞선 장에서 했던 '조정선수'에 대한 비유를 다시 가져온다. 그러나 나는 이 내용을 좀 더 가깝게 나의 방식대로 설명해보려고 한다.
리그오브레전드에는 탑, 정글, 미드, 원딜, 서폿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각 라인마다 2명의 선수가 있다고 하고, 코치가 이들을 아무 라인에 랜덤으로 배치해서 계속 경기를 시킨다고 해보자. 아마도 어떤 경우는 탑에는 서포터가, 미드에는 정글러가 오는 경우와 같이 라인이 잔뜩 꼬이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 팀의 성적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우연히 탑, 정글, 미드, 원딜, 서폿이 제자리에 있는 팀이 있다면, 그 팀은 상호보완적인 플레이를 해나갈 수 있을 것이고, 이 팀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코치가 단순히 성적만을 가지고 판단해도, 많은 경우의 수를 거친다면, 모든 라인이 정상적으로 배치된 팀의 승률의 높을 것이므로 코치는 자연스럽게 이 팀을 자신의 대회에 최종 전략으로 내보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코치는 직접 의도를 가지고 뽑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유전자도 이렇게 게임이론에 근거해서 설명할 수 있다. 결국은 이상적인 전략은 형성될 것이란 것, 그리고 그 이상적인 전략은 미시적인 유전자에서도 성립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유전자 풀은 진화적으로 안정한 유전자들의 세트가 될 것이고, 새로운 유전자는 여기에 끼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더 안정한 전략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잠깐의 과도기를 거쳐 다음 진화의 단계로 나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자연선택의 벌을 받아 척결될 것이다.
<리뷰>
이번 장은 조금은 나의 방식대로 글을 적어보았다. 내 맘대로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에 대한 비유도 집어넣고, 조금 제멋대로 쓴 감이 있다. 그러나 저자의 핵심 논점에서는 이탈하지는 않았다. 만약 내 비유가 이 장의 전반적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 되었다면 기쁠 것 같다. 그런데도 사실 그냥 이번 파트는 책을 직접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이 파트는 특히나 역량 부족을 많이 느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감히 글을 적어낼 용기가 부족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일단은 '해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려고 한다.
나는 이 글을 보는 이들에게, 이 책은 꼭 한 번은 사서 읽어보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너무 흥미로워서, 논의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그 사고함에 깊이 빠져버리게 된다.
따라서 깊은 사고력을 기르고 싶은 사람들이나,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 모두가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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