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고통에서 멀어지고자 괴로움을 피해 외로움을 택했던 나는 외로움이란 감정이 무엇인지 몰랐던 사람인데, 그 감정이 무엇인지 깨달아버린 것이었다.
그저 고통 아닌 고독을 택해 삶을 영위하던 나도 결국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게 된 것이었다.
차디 찬 바람에 맞서 온몸 싸매고 걸어가도 결국 바람은 심장을 통과하니 따뜻함 없이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황인 것이었다. 가슴은 차갑고 머리는 뜨거운 느낌이었다.
이런 글을 쓸 때 은유적 표현을 즐겨 쓰는 이유는 누가 내 생각을 그대로 알게 되기를 원치 않아서이기도 하고, 은유적 표현 없이는 감정을 섬세히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슴 속 감정을 꺼내 여기에 새겨놓기에 내 가슴 답답할 일 없고 내 감정은 섬세히 표현되어 문학적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슴 속 감정은 뜨거운 것이어서 꺼내기만 해도 데이는데, 난 글을 쓸 때면 이곳저곳이 데여저 상처를 입는 느낌이 든다.
극단적인 고독을 위해 집을 버리고 탈출하여 바깥을 영위하려던 나였으나 결국 모진 추위가 나를 파괴하니 이를 이겨낼 것은 따뜻한 차 뿐이다. 나는 부활을 위해 죽음을 택하려 했으나 죽음조차 방해하는 손길이 있으니 손길이 있는 한 죽음도 함부로 할 수 없다.
그저 압도적인 감정에 뜨거운 찜질방에서 오한을 느껴 옷을 껴입는 것이다. 자기파괴적 성찰은 나쁜 것이기에 그만두는 것이 맞겠지.
오늘도 회귀에 실패한 나는 내일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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