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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116

사르트르의 시선 개념에 대한 비판적 고찰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존재와 무』에서 타자의 시선이 주체를 객체화하며, 이를 통해 주체는 자신의 존재를 의식한다고 주장했다. 즉, 타자의 시선은 주체를 자유로운 존재에서 벗어나 하나의 대상(object)으로 정립하게 하며, 이를 통해 인간은 ‘타자의 눈에 비친 나’를 인식하는 존재로 변환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선 개념은 철저히 분석적이며 과학적 도식을 따르는 방식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시선이 내포할 수 있는 근원적이고 유혹적인 차원을 간과하고 있다.사르트르의 시선 개념이 지닌 문제점은 그것이 주체를 객체화하는 도구로만 이해된다는 점이다. 그는 시선의 작용을 권력 관계 속에서 해석하며, 주체가 타자의 시선 속에서 굳어지는 과정만을 강조한다. 그러나 실재의 경험에서 시.. 2025. 3. 12.
들뢰즈와 생명과학의 유비성: 들뢰즈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왔는가? 1. 서론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철학은 전통적인 형이상학적 사유를 넘어, 끊임없는 생성과 변화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그의 개념들은 문학, 예술, 정치뿐만 아니라 생명과학과도 긴밀하게 접속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다. 특히, 그의 철학에서 중심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은 ‘기관 없는 신체(Body without Organs, BwO)’, ‘주름(Fold)’, ‘잠재성(Virtuality)’, 그리고 ‘되기(Becoming)’는 생물학적 개체화 과정과 깊이 연결될 수 있다. 그렇다면, 들뢰즈의 사유는 단순한 철학적 구성물인가, 아니면 생명과학적 사유와의 유비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인가? 본 논문은 들뢰즈의 철학이 생명과학적 개념들과 어떠한 구조적 유사성을 가지며, 이를 통해 그의 철학적 사유.. 2025. 3. 5.
진격의 거인: 에렌 예거의 서사 분석 에렌 예거의 서사는 단순한 성장담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의 역설을 극한까지 밀어붙인 실험이며, 신자유주의적 자유 개념의 해체 과정이다. 그는 자유를 원했지만, 그가 상정한 자유란 결국 자기 자신을 가두는 덫이 되었다. 그는 과거를 조작하여 운명을 바꾸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의 필연성을 강화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그는 자유롭기 위해 과거를 조작한 미래의 자신에 의해 부자유해지는 역설에 갇혔다.에렌은 하나의 기호이다. 그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자유’라는 기표가 응축된 존재다. 기표는 단독으로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다른 기표들과 연결되며, 반복되는 서사를 통해 특정한 의미망을 형성한다. 에렌이 외친 ‘자유’도 마찬가지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유를 갈망했지만, 그가 .. 2025. 3. 2.
신화와 유혹-입문 우리는 세상을 기호(sign)로 이해한다. 우리가 보는 것, 듣는 것, 말하는 것은 모두 기표(signifier)이며, 이를 통해 의미를 만든다. 하지만 기표 자체는 단순한 조각일 뿐, 이것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일 때 비로소 신화(myth)가 형성된다.1. 신화란 무엇인가?신화는 단순한 허구나 전설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자체가 신화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기표들은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면서 서로 얽히고, 이 과정에서 서사(narrative)가 형성된다.예를 들어, "어머니"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자. 단순한 단어가 아니다. 이 안에는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 ‘어머니의 사랑’, ‘어머니를 잃은 슬픔’ 같은 수많은 이야기가 압축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신화다.그러나 신화는 단순한 기억이 아니다... 2025.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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