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전체 글197 순수이성비판-둘째 유추의 이해(경험적 인식) 경험적 인식, 특히 물리학적 인식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인과성이라는 선험적 범주의 개입이 요청된다. 이 범주는 단지 현상들 사이의 실재적 선후를 관찰하여 귀납하는 것이 아니라, 오성이 지각된 인상들을 시간적 순서로 배열하기 위해 도식적으로 작동시키는 인식의 구조적 장치이며, 그 자체로 경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과 범주가 자신의 구조를 작동시키기 위해 암묵적으로 전제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시간 실체, 즉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지속(permanence)의 형식이다. 이 지속은 감각적으로 주어지는 실체가 아니라, 오성이 시간 안에서의 변화를 통일적으로 포착하기 위해 요청하는 논리적 조건이며, 경험적 인식에서의 객관적 질서를 가능하게 하는 구성적 형식이다.. 2025. 5. 24. 표상 불능성과 자기 인식의 구조: 칸트와 라캉의 접속을 통해 본 오성, 감각, 욕망 칸트의 인식론적 구조 속에서 주체의 자기 인식은 언제나 형상화된 표상들을 통해 구성된다. 우리가 자아를 인식할 때 사용하는 모든 질료들은 선험적으로 종합된 표상이며, 그 표상은 오성에 의한 형식적 규정성을 갖는다. 이 표상은 감각이 아니라 직관과 개념의 종합을 통해 구성되며, 결국 자기 인식은 오성적이고 지성적인 차원 위에서만 가능하다. 이때 직관의 선험적 형식으로서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오성의 범주는 개념의 객관성을 보장하지만, 실재의 감각적 강도는 이 구조 속에서 포섭되지 않는다.라캉의 상징계 역시 이 구조를 언어적 층위로 변환한 것이다. 주체는 상징계 내에서 자기를 이해하고자 시도하며, 이때 상징계는 마치 객관적 질서를 보장하는 대타자의 구조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 상징계 또한 철저히 오성적 구조.. 2025. 5. 22. 자폐적 통각에서 역사적 지평으로: 칸트 이후 시간과 범주, 객관성의 구조에 대한 사유 하이데거의 시간론은 칸트의 시간 개념을 전유하면서, 그 해상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전환시킨 결과물이다. 칸트에게 시간은 개별적 직관의 선험적 형식이며, 각 표상들의 내포적 질료들이 관계 맺는 순수한 직관의 장으로서 작동한다. 이 개별적 시간은 주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직관의 질서로 포착되며, 표상들의 계열과 정합 속에서 주어진다. 그러나 이 시간성은 동시에 보편적 동일성의 체계 안에서, 다시 말해 초월적 통각 X의 통일성 아래 구성된다. 주체는 자신의 다양한 표상들을 하나의 자아 아래 포섭하지만, 이 통각의 구조 자체는 주체의 안과 밖, 혹은 경험과 선험의 경계를 모호하게 흐리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동한다.통각은 표상들의 통일을 가능케 하는 내적 능력처럼 작용하지만, 그 기능은 결코 직관될 수 없으며 항상 구.. 2025. 5. 22. 초월적 통각 X의 이중적 위상에 대한 고찰: 능력과 대상 사이에서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의 재판 서문에서 인식의 가장 근원적인 조건으로서 ‘X’라는 기호를 도입하며, 판단이 가능하려면 주어와 술어를 결합시키는 어떤 통일의 원리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의 X는 단지 미지의 어떤 실체가 아니라, 판단 일반이 성립하기 위한 형식적 전제이며, 모든 표상을 하나의 의식 아래 결합시키는 작용의 근거이다. 이 기능적 측면에서 X는 명백히 ‘초월적 통각’이라는 명칭 아래 사유된다. 그러나 이 통각은 동시에, 판단을 성립시키는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표상으로도 직관될 수 없다는 점에서, 다시 하나의 ‘대상처럼 호출된 기호적 자리’로 나타난다. 칸트는 이를 ‘초월적 대상 X’라고 부르며, 인식의 한계를 구성하는 구조적 장치로 사유한다.이러한 이중성은 통각의 위상을 본질적으로.. 2025. 5. 22. 이전 1 2 3 4 ··· 50 다음 728x90